[수사] 文총장 "당연한 직무행사" 정면돌파…자문단 심의결과가 분수령

대검·수사단 갈등 봉합 주목

기사입력 2018-05-16 17:59:51
최종수정 2018-05-17 0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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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수사 외압 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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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지휘권 행사로 외압 논란에 휩싸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한주형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66)이 16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과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39·사법연수원 41기)의 항명 사태에 우려를 표하고 문무일 검찰총장(57·18기)에게 신속하고 엄정한 처리를 주문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사 인사제도 개선 방안' 발표를 마친 뒤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 관계자의 의견이나 주장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그로 인해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비쳐 국민이 우려하고 있고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랜드 (채용 비리 및 수사 외압) 사건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돼 불필요한 논쟁이 정리되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총장에게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검찰 내부의 충돌로 비치는) 그런 분위기가 빨리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안 검사가 수사 외압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수사단이 이를 뒷받침하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혼란이 커졌지만 정부가 사태 조기 진화에 나선 데다 검찰 안팎에서도 "수사단 주장이 대부분 근거가 없는 의혹에 불과하거나 왜곡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많아 검찰 내홍이 조만간 봉합될지 주목된다.

◆ 총장 수사 지휘가 직권남용?

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검찰권이 바르게,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총장의 직무"라며 수사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전날 수사단은 "문 총장이 지난 2월 수사단 출범 당시 공언한 것과 달리 이달 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문 총장이 '검찰 고위 간부들을 수사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로 기소하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수사단 결론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수사단이 지난달 25일 '(외부인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해 총장이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설치 운영 지침'에 따르면 수사단이 독립적으로 직무수행을 한 뒤 결과를 보고하도록 돼 있고, 총장은 위법 또는 부당한 활동에 대해 시정명령을 하거나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게 돼 있다.

◆ 대검이 수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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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검사와 수사단은 "대검이 춘천지검 수사팀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수사에 외압을 넣어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문 총장과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51·22기)이 취임한 것은 각각 지난해 7월과 8월이어서 이미 수사팀이 1차 수사를 마무리한 뒤였다. 당시 언론에서 "수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반부패부는 같은 해 9월 강원랜드 1차 수사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춘천지검에 특별수사 베테랑인 수사지휘과장과 검찰연구관(평검사)을 파견했다고 한다. 이후 대검은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월 별도 수사단을 꾸리고, 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과 협업해 수사팀에 필요한 법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관여한 반부패부 김후곤 선임연구관(53·차장검사·25기)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반부패부 전체가 이 사건의 성공을 위해 각종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대검이 재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비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 권성동 의원, 봐주려 했나?

김 선임연구관은 '권 의원 수사를 대검이 막았다'는 안 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부패부장이 권 의원의 항의 전화를 한 차례 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에 굴복해 수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에 해당할 만한 행위를 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이 권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권 의원의 혐의가 특정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안 검사 역시 같은 달 13일 작성한 보고서에 "현재까지 수사 결과 권 의원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에 실제 청탁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이에 대해 "앞서 문 총장이 이영주 춘천지검장(51·22기)을 질책했고, 이 때문에 수사팀이 권 의원을 소환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문 총장은 이 지검장에게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는데 권 의원을 부른다는 것은 무혐의 처분을 염두에 두거나 부실 수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며 보강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현직 검찰 간부 처벌 대상?

수사단이 기소하겠다고 밝힌 검찰 고위 간부는 김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전 춘천지검장(58·현 서울남부지검장·21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과 수사단은 18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의 판단을 받아 결정할 예정이다. 자문단은 10년 이상 실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 4명과 대학교수 3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이들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구체적 근거가 나오지 않는 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지방 검사장은 "검찰 지휘부를 직권남용으로 문제 삼는 것은 이들이 춘천지검 수사팀 의사에 반해 무리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뜻인데, 당시 수사팀이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장은 "수사 시기나 방식에 대해 지휘부와 수사 검사들 의견이 다른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며 "대개 지휘부의 종합적인 판단을 존중해 지휘를 따르거나 수사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수사해 나가는데, 이번 수사팀은 대검의 보강 수사 지적에 반박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 "기자회견 마음대로 해도 되나?"

안 검사가 자신이 알게 된 수사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고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피의사실 공표이자 공무상 비밀누설, 명예훼손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은 이날 안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수사 경과는 제가 확인한 내용과 비교해 실제 결과가 안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 송광섭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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